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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도시' 포항이 세수 꼴찌가 된 이유는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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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4-04-03

포스코 실적 부진에 법인세 감소 부가세 환급액이 무려 1조원대

조세일보
◆…포항제철소 야간 경관조명(사진제공 포스코)
 
지난해 전국 133개 세무서 중 세수가 가장 적은 곳이 포항 세무서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의 본사가 있는 포항은 전통적으로 세수 실적이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등락을 보이다가 지난해 갑자기 세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며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포항을 대표하는 기업인 포스코의 실적 부진과 부가가치세 환급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3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포항 세무서의 세수는 804억2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133개 세무서 가운데 최하위 기록이다. 전년도 95위에서 1년 새 무려 38계단이나 하락했다.

포항 세무서의 세수는 지난 2020년 9015억8200만원에서 2021년 7499억6200만원으로 떨어졌다가 2022년에 8238억3900만원으로 회복됐다. 그러나 지난해 세수는 전년 대비 무려 7434억1400만원(90.2%) 감소했다.

지난해 포항 세무서 세수는 그간 전국 '단골 꼴찌'였던 영덕 세무서 세수보다도 381억원가량 적은 수준이다.

포항 세무서의 세수가 줄어든 데에는 우선 포스코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포항 세무서가 지난해 걷은 법인세는 2482억5900만원으로 전년(6816억1200만원) 대비 63.6% 감소했다.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2022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7% 줄었다. 태풍 힌남노로 인한 냉천 범람으로 포항제철소 가동이 중단되는 피해를 입은 데다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다.

부가세 환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지난해 포항 세무서의 세수가 줄어든 이유다. 포항 세무서는 지난해 총 1조1831억9600만원의 부가세를 환급했다. 이는 전년(8698억4500만원)보다 36% 늘어난 수치다.

다만, 부가세 환급이 늘어난 원인이 단순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를 비롯해 포항 소재 기업들이 제품·상품을 과다매입해 재고만 늘리고 판매 실적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포항 지역 기업들이 다른 지역에서 제품·상품을 구입해 매입세액은 그 지역에 납부하고, 부가가치를 형성한 재화를 수출해 영세율을 적용받아 포항 세무서에서 부가세를 많이 환급받았을 수도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내 매입의 경우 수출이 확정적일 때 애초에 제품·상품 구입 단계에서 부가세 영세율을 적용해주는 제도도 있다"면서 "포항 세무서에서 부가세 환급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를 단순히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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