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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자리가 '위로'의 자리로.. 강남세무서장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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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4-02-02

최근 고공단 입성에 실패한 부이사관 연거푸 임명 "승진 문턱에서 좌절한 이들.. 축하 인사 전하기도 애매" "직원들이나 납세자 입장에선 좋은일 아냐" 내부 비판도

조세일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강남세무서.
 
국세청의 꽃이라 불리는 세무서장. 그중 단연 최고로 꼽히는 강남세무서장 자리가 다소 애매한 위치가 됐다는 이야기가 국세청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국세청에서 평생 근무해도 세무서장은커녕 5급 사무관 되기도 하늘의 별 따기인 누군가에겐 선망의 대상이지만, 정작 본인들에겐 '좌절'의 자리가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남세무서는 지난 2015년 국세청 최초의 부이사관(3급) 급 세무서로 지정됐다. 보통 세무서장은 서기관(4급)이 임명되는데, 강남세무서장은 부이사관이 임명될 수 있다는 것. 실제 2015년 이후 강남세무서장은 부이사관이 바로 임명되거나, 서기관으로 임명되어도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채 임기를 마치곤 했다.

이후 성동세무서, 분당세무서, 제주세무서 등 3개 세무서가 부이사관급 세무서로 추가 지정됐지만, 경제·문화·교육의 중심인 '강남'이라는 이름에서 오는 상징성 등으로 여전히 강남세무서가 세무서장 중 최고의 자리라는 것에 이견을 제기하는 이는 드물다.

그런데 이런 강남세무서장이 어느 순간부터 '축하받지 못할 자리'가 되고 있다는 게 국세청 직원들의 이야기다. 최근 연거푸 고위공무원단 문턱에서 좌절된 이들이 강남세무서장으로 임명, 축하 인사조차 전하기 애매한 상황이 됐다는 것.

실제 2019년 행시출신인 정용대 전 서장(현 중부지방국세청 징세송무국장) 이후 임명된 서장들은 대부분 고공단 입성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부이사관으로 퇴직됐다. 현 강남세무서장인 김길용 서장도 이와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퇴직연령이 임박한 비고시 출신(7급 공채 또는 세무대 졸업)이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이에 한 국세청 관계자는 "강남세무서장이 언젠가부터 고공단 입성에 실패한 비고시 출신이 임명되는 자리가 됐다"며 "국세청 입장에선 승진을 시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배려 차원의 인사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상황은 이해하지만 이런 인식이 굳어지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 벌써부터 국세청 내부에선 누가 강남세무서장이 될지 뻔히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강남세무서 직원들이나 관할 납세자들에게도 좋지 못한 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누구보다 영광스러운 자리가 되어야 할 강남세무서장이 아쉬움을 달래주는 위로의 자리가 되고 있다. 이름에서 오는 상징성도 있고 퇴직 후 개업 환경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은데, 승진 문턱에서 좌절을 맛본 이가 서장으로 연거푸 오는 것은 강남세무서 직원들이나 관할 납세자들 입장에서 결코 반길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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