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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리사 수석합격의 비밀…규칙·반복·친구 3박자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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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5-11-16

보험계리사 수석합격자 이정훈 씨
"장난전화인줄 알았어요"

"장난전화인줄 알고 수석합격 소식을 전해준 사람의 전화번호를 구글에 검색해봤어요."

이번 보험계리사 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한 이정훈 씨의 반응이다. 친한 친구들 중 공부를 제일 못 했다는 정훈 씨는 이번 시험 결과로 친구들 사이에서 기분 좋은 놀림을 받고 있다.

정훈 씨는 건국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물리학에서 전과를 해 1년을 버렸다"며 "지금은 5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군대도 다녀온 27살 청년 이정훈 씨로부터 보험계리사 수석합격의 비결을 들어봤다.

그의 첫 번째 합격 비결에는 자신만의 규칙적인 공부 습관이 있었다.

"일단은 무조건 학교에 가서 공부한다는 규칙을 정했어요." 오전 8시까지 학교에 가서 공부를 시작해 밤 10시 전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하루 일과였단다. 평일에는 거의 놀지 않고 공부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이런 정훈 씨도 주말에는 쉬면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저녁 약속이 있을 때는 오전에만 학교에서 공부를 한다거나 다른 약속이 없을 땐 살짝 늦게 학교에 간다든지 하면서 나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쉬면서 공부를 했다는 것. 하지만 역시 그가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이런 정훈 씨만의 공부 규칙은 무엇보다 하루 이틀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계속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말에 약속이 있을 때는 좀 쉬어도 됐을텐데도 굴하지 않고 무조건 학교에 가 조금이라도 공부를 했다는 정훈 씨.

이렇게 반복적으로 이뤄진 그만의 학습 규칙이 그의 두 번째 합격 비결이다.

그의 마지막 합격 비결은 바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공부를 했는데 같은 공부를 하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혼자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는 것보다 여럿이 어울려 스터디를 하는 게 더 체질에 맞았기 때문이란다.

"마침 학교에서는 자격증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해준 지정석이 있었어요." 그래서 매일 함께 생활하면서 공부를 하다 보니 덜 지치더란다. "혼자했다면 힘들었을 거에요"라며 씽긋 웃어보였다.

마침 함께 스터디를 했던 친구 중 한 명도 이번 보험계리사 시험에 합격을 했다고 한다. 친구의 합격 소식을 전하는 정훈 씨의 기쁜 표정에서 우정을 읽을 수 있었다.

정훈 씨가 보험계리사 시험에 도전한 것은 진입장벽이 컸기 때문이란다.

"아무나 못 하는 것을 한다는 게 재미있어요. 또 상품 개발이라는 게 수학적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보면서 해야 하잖아요." 그는 그러한 일이 재밌어 보였단다.

"시장에서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하면서 앞으로의 발전 방향도 생각해봐야 하고, 그러면서도 이를 수학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일이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그는 그래서 보험계리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훈 씨는 보험계리사 공부를 하면서도 취직이 어렵단 얘기와 보험사들의 경영이 어렵다는 말에 불안했다고 한다. 또 시험을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어 더 초조했다고 시험 준비하는 기간 동안의 마음 고생을 떠올렸다. 그는 그럴 때마다 "그런 거 걱정하고 생각할 시간에 공부나 하자"라며 마음을 추스렸다고 한다. 그의 마인드컨트롤 능력 또한 보험계리사 수석합격의 숨겨진 비밀이다.

그는 이 같이 3가지 비법을 기본으로 인터넷 강의를 비롯해 보험연수원에서 제공하는 강의 등도 들었지만 무엇보다 기출 문제를 많이 풀면서 준비한 게 주효했다고 털어놨다.

"1차 시험 때는 일단 개념을 공부하면서 문제를 많이 풀려고 했어요. 객관식이다 보니 내용을 안다고 문제를 풀 수 있는 게 아니더라구요." 기출 문제를 많이 풀면서 개념도 같이 봤단다.

"회계 과목 같은 경우는 회계사 시험에 나오는 건 너무 어려워 관세사나 감정평가사 시험의 기출 문제를 많이 봤어요." 회계 객관식은 그 때가 처음 접했는데 보험계리사 시험의 난이도가 관세사랑 감정평가사 시험의 난이도와 많이 비슷하다는 정보를 참조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하지만 정훈 씨에게도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 바로 시험이 처음 바뀌어서 정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시험이 어떻게 나올지 감을 잡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2차 시험은 기출 문제 자체가 없었어요. 2차 시험을 처음 볼 때는 총 5과목 중 2과목이 그나마 기존과 비슷해 기존에 있던 기출 문제 위주로 공부를 했어요." 그러한 그의 전략이 그나마 도움이 됐다.

그는 1차 합격 이후 2차 시험 과목의 부분 합격을 공략했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1차 시험은 총 4과목 중 1과목이라도 과락이 있으면 불합격인 반면 2차는 부분 합격이 가능하다.

"올해 남은 시험을 볼 때는 기출 문제가 지난해 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미국계리사 시험의 기출 문제와 회계사 시험의 기출 문제로 준비를 했어요."
 
그는 새로 바뀐 시험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어려웠던 점을 강조하며 실제 수험생들이 겪은 어려움도 얘기했다.
 
"'재무관리 금융공학' 과목의 경우 금융공학이 어느 정도의 범위까지를 다루느냐가 이슈였는데 시험을 막상 들여다보니 재무관리 위주로 문제가 나왔어요." 기존의 재무관리에서도 금융공학을 다루긴 했지만 시험 준비생들이 준비한 것과는 많이 달랐단다. "제가 시험을 칠 때는 금융공학이 지난해보단 많이 나왔어요." 이처럼 출제 경향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2013년 8월 공부를 시작해 지난해 4월 치른 1차 시험 합격, 같은 해 8월 치른 2차 시험 2과목 부분 합격, 올해 8월 치른 2차 시험 3과목에 합격함으로 보험계리사 시험에 수석 합격한 이정훈 씨.
 
그는 "보험회사에 들어가 보험계리사로서의 커리어를 착실하게 쌓고 싶다"고 말했다.

보험계리사 합격자 발표 이전에는 보험사들에 원서를 냈을 때 서류부터 떨어졌지만 자격증을 갖고 나자 보험사의 서류 전형에서 붙게됐다는 정훈 씨.

앞으로 보험사에 입사해 보험계리사로서 활동하게 될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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