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증권

서영경 금통위원 “한은, 물가·금융안정 어려운 책무 잘 수행했다”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 |
  • 작성일 2024-03-26
조세일보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사진=한국은행 제공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한국은행은 팬데믹 위기와 뒤이은 인플레이션 충격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대응하여 물가안정을 도모하면서 대내외 금융안정을 달성하는 어려운 책무를 잘 수행해 왔다"고 평가했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26일 한은 별관 2층 다목적 컨퍼런스홀에서 진행된 '팬데믹 위기는 무엇을 남겼는가? :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 금통위원은 팬데믹 위기와 인플레이션 충격의 대응과정에서 통화정책은 어떠한 역할을 했으며 중앙은행이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라는 관점에서 ▲보건위기 충격에 대응 : 초저금리기(20년초~21.7월) ▲인플레이션의 귀환 : 금리인상기(21.8월~현재)로 나눠 간략히 정리했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초저금리기에 한은은 ▲위기의 속성상 인식시차가 짧았기에 역사적 초저금리와 함께 시장유동성 공급 정책을 매우 신속하게 시행했고 ▲재정정책과의 공조를 통해 기업 및 취약부문에 대한 신용정책을 실시했으며 ▲팬데믹 기간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실물과 금융간의 상충(trade-off) 문제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귀환으로 인한 금리인상기에 한은은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0.5%에서 3.5%로 빠른 속도로 인상했고 ▲금융안정도 적극적으로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수행했으며 ▲대외부문의 안정도 금리정책에서 고려했고 ▲노동시장 상황에도 유의했다고 평가했다.
조세일보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사진=한국은행 제공
 
서 금통위원은 통화정책의 교훈과 과제로 먼저 한은이 경제상황의 변화에 맞춰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정책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주요국 중앙은행중에서 가장 먼저 금리인상을 시작했기에 이후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가능했고 물가압력도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초저금리 기간중 누적된 부동산 대출로 인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간 상충문제가 어느 나라보다도 컸다고 평가했다.

2022년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5%에 달하는 가운데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시장불안이 확산됨에 따라 금리인상을 계속하면서도 보완적인 시장안정화 정책을 통해 이러한 상충문제에 대응했다고 부연했다.

서 위원은 "이와 같은 통화정책 경험은 과거에는 없었던 것으로서 중앙은행은 과거 경험에 얽매이기보다는 새로운 경제상황에 보다 유연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분석능력과 정책수단을 갖추어야 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서 위원은 한은이 산업과 고용 등 미시적 상황에 대한 이해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높은 중국 의존도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위축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졌다며 노동시장에서는 고령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고용공급이 늘어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배경으로 작용했으나 앞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노동공급이 둔화되면서 성장과 물가에 대한 영향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 위원은 "경기적 요인뿐만 아니라 인구구조변화와 같은 구조적 요인에 대한 이해는 통화정책의 정도를 높이기 위해 필수적이며 구조개혁에 대한 정책제언도 매우 중요하다"고 봤다.

한은이 우리나라에서 금리정책의 파급경로가 강화되고 파급시차가 축소되었을 가능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서 위원은 말했다. 국내소비가 지난해 이후 예상보다 더딘 회복을 보이는 배경에는 고금리의 장기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서 위원은 "그동안 고령화 등 구조변화로 인해 금리정책의 파급경로가 약화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으나 최근 내수의 금리민감도가 과거보다 커진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서 위원은 ▲우리나라도 대차대조표 정책을 확장할 필요가 있으며 ▲통화정책에 있어 사후적 금융안정(시장안정화)뿐만 아니라 사전적 금융안정(금융불균형 방지)에 노력할 필요가 있고 ▲금리와 환율간 관계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통화정책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세일보
◆…서영경 금통위원 간담회 모습. 사진=한국은행 제공
 
서영경 금통위원은 "한국은행은 팬데믹 위기와 뒤이은 인플레이션 충격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대응하여 물가안정을 도모하면서 대내외 금융안정을 달성하는 어려운 책무를 잘 수행해 왔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통화정책은 아직도 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공급충격 관련 불확실성은 높으며 민간부채 취약부문, 부동산PF 등을 둘러싼 금융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가와 가계부채의 상승률은 낮아졌으나 높아진 level 효과로 인해 민간의 실질구매력 약화와 내수회복 지연 가능성도 우려된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술변화, 저출산·고령화, 글로벌 공급망 변화, 기후변화 등 구조변화로 통화정책 여건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이에 대응하여 앞으로도 거시경제상황은 물론 산업·고용 등 미시적 영역에 대한 연구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아울러 통화정책의 파급경로 축소 등 여건변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대차대조표 정책, 거시건전성정책, 외환정책 등 여타 보완적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