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中비구이위안 디폴트 위기…공동부유 위해 정부가 의도한 것"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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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3-08-17

박수현 KB증권 팀장 "비구이위안 파산은 중국 정부 규제 때문"

"3대 레드라인으로 부동산 기업 자금줄 막아.. 국유화 시키려는 의도"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같이 연쇄 도산은 없어..중국이 의도로 만든 위기기 때문"

조세일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컨트리가든(碧桂園)이 채권 상환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사진=로이터)
중국 1위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빠진 이유가,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비구이위안을 국유화해 공동 부유를 실현할 의도라는 설명이다.

박수현 KB증권 리서치본부 팀장은 지난 17일 KBS1라디오 '부동산 도미노 파산?? 중국의 큰 그림은 따로 있다'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 달러(약 300억원)를 지불하지 못했다는 소식과 함께, 지난 상반기에 최대 76억 달러(약 10조1000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30일간의 유예기간 이후에도 채무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하면 디폴트가 확정된다.

이날 박 팀장은 비구이위안이 위기에 처한 이유가 정부의 규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2021년에 부동산 기업에 대한 3대 레드라인(삼도홍선) 규제를 통해, 자금 조달을 막아버렸다"라며, "주식 발행, 채권 발행, 은행 대출 모두를 금지해 자금줄을 막고, 가지고 있는 자산을 청산해 부채를 상환하라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치가 중국 정부의 관리를 용이하게 할 목적에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스스로 규제를 발표해 부동산 기업을 힘들게 한 이유는 국유화를 위해서다. 국유기업들과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해서 결국에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 관리하기 용이하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공동부유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제는 작은 정부를 내려놓고 굴지 기업들을 압박하면서 큰 정부로 가자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공동부유'는 지난 2021년 8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한 글자 그대로 '같이 잘 살자'라는 의미로 '부의 분배'를 뜻한다.

박 팀장은 "부의 분배를 하려면 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국유기업들 보고 인수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실을 떠안게 되면 레드라인을 적용시키지 않겠다며 적극적으로 인수를 격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 팀장은 비구이위안 디폴트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같은 이슈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연쇄 도산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첫 번째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미국 안에서만 돈이 돈 게 아니다. 모기지를 기반으로 파생상품을 발행해서 글로벌 자금이 다 들어왔었다. 그래서 예측하기 어려웠고, 충격에 대한 매니징이 안 됐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는 중국 정부가 스스로 레드라인을 제시해 만든 위험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어느 정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했을 것이다. 충격이 아예 없진 않겠지만, 시스템적 도미노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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