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나랏돈 657조 푼다…증가율은 2%대, '역대 최저'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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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3-08-29

내년 총지출 656.9조…올해 대비 2.8% 늘어 재정통계 정비된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 강도 높은 재정개혁…23조 규모 구조조정 단행 약자복지·미래준비·일자리 등에 과감하게 투자

조세일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운용계획'과 관련 사전 상세브리핑에서 기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윤석열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에 비해 2.8% 늘려 657조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올해 본예산의 증가율(5.1%)과 비교하면 확 줄어든 규모다. 세수(稅收)는 줄어들고 있고 나랏빚도 크게 쌓인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돈을 덜 푸는' 방향으로 재정을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재정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지출 다이어트'도 이루어진다.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서 낭비적 지출을 철저히 제거하겠다는 방침이다.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되, 사회적 약자나 미래준비 등에는 과감한 투자를 예고했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알뜰 재정, 살뜰 민생'이라는 이름을 붙인 '2024년 예산안'을 의결, 내달 1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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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년 총지출을 656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예산(638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2.8% 늘어난 규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4일 열린 2024년도 예산안 관련 사전브리핑에서 "2.8%의 지출 증가율은 재정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역대 최저수준으로, 건전재정을 지켜내기 위한 정부의 고심 어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돈을 덜 풀어야 재정이 지속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단 소리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는 올해 마이너스(-)에서 –1.9%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같은 기간 50.4%에서 51.0%로 오른다. 추 부총리는 "건전재정 기조로 전면 전환해서 총지출 증가율을 대폭 축소한 결과, 국가채무 증가세를 둔화시켰다"고 했다. 국가채무는 61조8000억원이 늘어나는데, 이는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 폭이다. 총수입은 올해 대비 2.2% 줄어든 612조1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국세 수입이 확 줄어든 영향이다(400조5000억원→367조4000억원).

정부는 2025년부터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3% 이내로, 국가채무 비율은 2027년말까지 50%대 중분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는 "재정건전성 관리 강화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재원 마련은?…"허리띠 더욱 졸라맨다"

정부는 예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재정 운용의 비효율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기재부는 "유사중복·집행부진·성과 미흡 등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낭비적 지출요인이 존재한다"며 "또 부정수급 및 부당 사용 적발 등 부적절한 집행으로 인한 집행상 비효율도 재정 누수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이에 모든 재정사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연구개발(R&D) 지원 분야가 대수술을 거친다. 정부는 현재의 R&D 지원사업이 '나눠먹기, 관행적' 등 비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봤다. 소규모 사업이라도 철저하게 점검에서 폐지하거나 삭감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약 23조원 수준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2년 연속 20조원 이상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셈이다(2023년 24조원). 또 검토 가능한 모든 사업을 대상으로, 예산 금액 조정 외에도 제도개선 방안을 강구한다.

지출 줄여 마련한 돈, 20대 핵심과제에 푼다

추 부총리는 "총지출 증가율 억제와 재정 정상화를 통해 확보한 23조원을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 등에 재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분야별 재원배분 방향을 보면 ①약자복지를 강화하고 ②미래준비를 투자하며 ③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④국가의 본질 기능 수행을 뒷받침하는데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우선 생계급여는 지원대상을 기준중위소득의 30%에서 32%로 확대하고, 지원액도 역대 최대수준으로 올렸다. 이 조치로 118만 가구의 월 수급액이 21만3000원 늘어난다. 중증장애인에 대한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은 12만4000명으로 대폭 늘렸다. 저소득 가구 아동의 목돈마련을 지원하는 디딤씨앗통장의 가입연령은 '출생부터 17세(올해 12세부터 17세)'까지로 확대했다.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미래준비에도 과감하 투자가 이루어진다. 바이오, 우주,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담분야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생태계 주도를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첨단전략산업의 초격차 확보를 위해 올해에 지정된 특화단지 7개소(반도체 등)에 대해 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 인력양성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생아 출생 가구를 대상으로 연 1000만원 수준의 이자가 절감되는 특별 저리 융자를 신설하고, 공공주택의 분양·임대에 있어서도 출산 가구를 우선 배정한다.

또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외국기업, 유턴기업, 지방이전 기업 등에 대한 투자보조금을 2배 수준 늘린다. 유망 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1500억원 출자)'도 만든다. 강하고 사기 높은 군대를 육성하기 위해 우수인재를 군 초급간부로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복무장려금을 최대 300만원 올리는 등 처우 개선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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