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미 반도체 금수조치, 중국은 물론 한국도 심각한 피해 우려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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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10-27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금수 정책의 목적은 기술적·경제적 관점이 아닌 국제 정치적 행동으로 우리 산업에도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 타임스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칩 금지는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징벌적 성격의 조치로 표면적으로 보이는 기술적 주제는 속임수에 불과하며 종국적 목적은 세계의 힘의 균형을 미국에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27일 전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는 그 중요성에 비해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어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지만,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모든 단말기와 시스템의 두뇌로 반도체가 없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어떤 문명의 이기도 무용지물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점유율이 7%에 이르렀다. 미국 46%, 한국 21%, 일본 9%, 유럽연합 9%, 대만 8%로 불과 2~3년 사이에 점유율을 크게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그러한 것은 아니며 고급 칩일수록 미국 회사의 기술과 장비는 필수불가결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제조할 수 없는 최첨단 칩에만 금수 조치를 적용하는 매우 정교한 형태를 띠고 있다.

미국의 보안 및 신흥기술센터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스마트폰, 슈퍼컴퓨터 및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동하는 첨단 컴퓨터 칩을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나 미국 동맹국 의존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 세계 모든 첨단 반도체 제조설비는 미국 기술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미국의 통제에 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미국의 대중국 금수 조치 내용은 먼저 최첨단 칩(완제품)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다음으로 중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 장비와 부품의 수출도 제한한다.

셋째, 전문적 기술을 가진 미국인이 중국 기업과 협력하거나 지식을 이전하는 것도 금지하며 마지막으로 미국 이외의 모든 첨단 칩 제조업체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이를 어길 경우 미국 장비나 기술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첨단’ 자만 들어가도 중국으로의 수출이 통제되는 것이다.

결국 금수 조치는 중국 기술 산업의 대부분을 적극적으로 교살(목매달아 죽이는)하기 위한 목적으로 군사용 장비에 사용되는 특정 고급 칩을 구매하거나 제조하는 능력을 제거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고급 칩은 군사용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용도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고급 컴퓨팅에 의존해야 하는 모든 중국의 연구도 위축시키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는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이용을 방해해 전자상거래, 자율주행 차량, 사이버 보안, 의료 영상, 신약 물질 개발, 기후 모델링 및 기타 광범위한 분야에서 기술을 정체시키거나 퇴보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미국의 통제가 얼마나 효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냐로 이미 중국은 충분한 칩과 장비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러한 규제를 우회(회피)하려는 본격적인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이미 전 산업적인 칩 부족, 특히 중국에서 생산되는 한 단계 낮은 기술의 칩 부족이 심화되고 있고 중국이 대부분의 고정밀 부품에 필수적인 희토류 원소의 글로벌 공급망 80%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금수 조치가 본격적인 효력을 발생하면 중국은 이들 필수 희토류 공급 금지로 맞설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뿐만 아니라 대만이나 한국과 같은 동맹들도 심각한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미국이 던진 공을 받아든 중국의 다음 행보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미증유의 후유증을 남기게 되는 것은 아닌지, 미국의 반도체 패권주의가 한국의 기업과 경제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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