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고금리에 '쪼들리는' 기업들...3곳 중 2곳, "수익 못 내"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 |
  • 작성일 2023-04-10

대한상의, 제조업 302곳 조사 기업 절반 "고금리로 지난해보다 어려움이 심화했다"

조세일보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빌딩 . (사 연합뉴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3%대로 7개월째 이어지자 제조기업 3곳 중 2곳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2개 사를 대상으로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기업 영향' 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66.3%가 '적자를 내고 있거나 손익분기 상황'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경영상황에 대해 '이익과 비용이 동일한 손익분기 상황'이라고 답한 기업이 31.0%로 가장 많았고, '적자 전환'이라는 기업이 24.3%였으며, '적자 심화'라는 기업도 11.0%였다. 이에 반해 '수익을 꾸준히 창출하고 있다'는 기업은 33.7%였다.
조세일보
◆…고금리 지속에 따른 경영상황 (그래픽 대한상의)
지난해 9월 대한상의 조사에서 수익실현을 위해 기업이 버틸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은 2.91%로 조사됐지만, 현재 3.5% 수준으로 0.6%포인트 넘어선 상태다.

이런 고금리 기조에 따라 물가상승세는 진정국면을 보였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4.2%를 기록해 1년 만에 4% 초반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고 이후 5%대를 기록하다가 4%대로 하락한 것.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현재의 자금 사정을 묻는 말에 응답기업의 56.3%가 '고금리로 인해 지난해보다 어려움이 심화했다'고 답했다.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기업은 29.3%였으며, '어려움이 없거나 자금 사정이 개선됐다'고 답한 기업은 각각 12.7%와 1.7%였다.

고금리 부담에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해 9월 조사에서 고금리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기업은 20.2%에 불과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고금리 부담완화를 위해 비상 긴축경영 조치를 시행한 기업이 71.0%에 달했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기업은 29.0%였다.

기업별 긴축경영 조치로는 ▲소모품 등 일반관리비 절약(71.8%) ▲투자 축소(24.9%) ▲임금 동결·삭감(11.7%) ▲희망퇴직·고용축소 등 인력감축(9.4%) ▲공장 가동·생산 축소(8.9%) ▲유휴자산 매각(8.0%) 등의 순이었다.

고금리 상황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영안정자금 대출, 이차보전사업 등의 기업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현장의 체감도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금리 지원대책 활용도를 묻는 말에 응답기업의 60.7%는 '지원제도 내용을 몰라서 활용해본 적 없다'고 답했고, '알고 있는 데도 활용해본 적이 없다'는 답변도 16.0%였다. '활용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가 17.3%,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는 6.0%였다.

해당 지원대책의 효과가 낮은 이유로는 ▲지원대상 제한적(35.5%) ▲지원대책을 모르는 기업이 많음(28.7%) ▲임시방편에 가까움(28.4%) ▲시장 수요에 비해 지원 규모 적음(19.9%) 순이었다.

현재와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 기업들이 가장 바라는 지원책은 '고금리기조의 전환'(58.7%)이었다. 그다음으로는 '세제지원 등 비용절감책'(26.0%), '대출보증지원 확대'(8.7%),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6.6%) 순으로 나타났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무역적자가 13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 소비심리 둔화를 부추길 수 있다"며 "금리 인상 기조의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보고, 내수소비 진작과 경기회복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신중한 금리 결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