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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외화자산관리 부실…NH투자·미래에셋·KB 손실 커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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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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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거래손실 약달러 기조 원인
키움·메리츠종금 흑자전환 눈길
대신증권 외환거래이익 톱 랭크

국내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외환거래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외화자산관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외환거래 손실이 가장 컸던 회사는 NH투자증권으로 밝혀졌다.  

18일 각 증권사의 사업보고서(별도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10대 증권사들의 외환거래 순손실 규모는 3214억3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증시 랠리에 힘입어 실적이 향상됐지만 외환거래에서 만큼은 적자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증권사의 외환거래 순손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작년 한 해 동안 달러에 비해 원화강세가 두드러진데다 엔화, 위안화에 비해서도 원화가치가 절상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별로는 지난해 9월말까지 1226억4400만원의 외환거래 손실을 낸 NH투자증권의 손해가 가장 컸다. 이어 미래에셋대우(-834억2300만원), KB증권(-730억1400만원), 삼성증권(-283억9700만원), 하나금융투자(-248억9800만원), 신한금융투자(-106억8700만원), 한국투자증권(-83억8400만원) 순으로 손실이 컸다.

NH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1226억4400만원의 외환거래 손실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1999억5300만원보다 773억900만원(38.66%) 줄어든 실적을 보였다. 이 회사의 경우 외환거래 손실 중 대부분이 외화차손으로 발생했다. 1년 새 외환차손이 1114억1400만원에서 2949억5800만원으로 1835억4400만원 늘었다. 외환차익은 904억5500만원에서 2493억1500만원으로 1588억6000만원이 증가했다.

외환차손익이란 외화자산을 회수하거나 부채를 상환할 때 장부가액과 회수·상환 당시의 환율차이로 때문에 발생한다. 예를 들어 이 회사가 100달러짜리 외화자산을 취득시점 환율인 1100원을 적용해 11만원($100*1100)으로 계상했는데 자산 회수시점에 환율이 1050원으로 떨어질 경우 실제로 회수하는 금액은 10만5000원($100*1050)으로 5000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즉 자산 취득시점보다 회수시기에 환율이 하락해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 NH투자증권의 외화환산손실은 같은 기간 2207억2700만원에서 1319억4000만원으로 900억원 가량을 줄였다. 여기에 외화환산이익은 417억3300만원에서 549억3900만원으로 132억600만원 증가해 전체 외환거래 손실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외화환산손익은 보유하고 있는 외화자산과 부채를 결산시점의 환율로 평가할 때 장부가액과의 차이로 발생한다. 기중보다 기말에 환율이 하락하면 자산은 외화환산손실이 생기는 반면 부채는 갚아야 할 돈이 줄어 외화환산이익으로 평가된다.

회계 전문가는 "외화환산손익은 어디까지나 결산 시점에 외화 자산과 부채를 평가하는 계정으로 실제 회사에 이익과 손실이 발생하는 외환차손익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도 각각 834억2300만원, 730억1400만원의 외환거래 순손실을 봤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외환차손 금액이 4126억4700만원, 외환차익이 3698억원1600만원으로 집계돼 실제 428억3100만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단순 평가항목인 외화환산부분에서 950억9300만원의 환산손실과 545억100만원의 환산이익을 나타냈다. 만약 이대로 자산의 회수나 부채의 상환이 이뤄질 경우 405억9200만원의 손실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3분기 누적 2137억5100만원의 외환거래손실을 봤지만, 외환거래이익은 1407억3700만원에 그쳤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3분기 283억9700만원의 외환거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989억3300만원 보다 손실이 705억3600만원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외환거래 부문에서 실적 증가 규모가 가장 컸던 회사는 하나금융투자로 전년 1129억2600만원에서 248억9800만원으로 손실을 880억원 가량 줄였다. 이 회사는 외환거래를 통해 946억100만원의 이익이 발생했지만 1195억원의 외환거래 손실을 보였다.

지난해 9월까지 106억8700만원의 손실을 냈던 신한금융투자는 전년 같은 기간 979억3900만원 순이익 대비 1100억원 가량 손실이 불어났다. 특히 10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 전환한 회사의 불명예를 안았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3분기 누적 653억2300만원에서 지난해 83억8400만원으로 손실을 줄였다. 이 회사의 외환거래손실은 1344억800만원으로 외환거래이익 1260억2400만원보다 손실금액이 더 컸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대부분이 외환거래 손실을 냈지만 대신증권(210억6600만원), 메리츠종금증권(85억6900만원), 키움증권(3억7500만원) 등은 이익을 냈다.

대신증권은 2017년 1~3분기 210억6600만원의 외환거래 순이익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실적을 올렸다. 이 수치는 전년(361억1600만원) 대비 150억5000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신한금융투자 다음으로 감소폭이 컸다. 다만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지난해에 이어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작년 3분기까지 약 85억6900만원의 외환거래 순이익을 내며 전년 같은 기간 38억5800만원의 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키움증권 역시 같은 기간 3억7500만원의 외환거래 순이익을 거둬 전년 6800만원 적자에서 반전했다. 이 회사는 외환차손과 외환차익이 각각 271억1200만원, 283억3800만원을 기록했다. 외화환산손실은 13억7100만원, 외환환산이익은 5억19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달러를 기반으로 외환거래를 약정하고 있고, 달러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환율변화가 손익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원화 강세 흐름이 올해도 계속 지속된다면 증권사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장부상의 원화는 원화금액일 뿐이고 결국 회사가 주고 받아야 할 돈은 외화금액이기 때문에 외화 부분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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