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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회계법인, 역대 최대 수습회계사 채용 계획…1300명 규모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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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8-06-29

"회계사 합격자 수 늘려야" vs "휴업회계사 복귀 방안이 먼저" 의견팽팽 "비전업 회계사와 가정에 있는 여성회계사 활용 방안도 검토해야"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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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명. 출처=각 회계법인

올해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생들은 본인이 원하면 빅4 회계법인 입사가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합격생들이 수습 수료할 곳이 없어 미수습 대란이 일었던 것과 비교하면 몇 년 사이 회계업계 채용 풍속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29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빅4회계법인 모두 올해 수습회계사 최대 채용에 나서기로 했다. 채용 목표인원은 삼일 250~300명, 한영 350명, 안진 300명이다. 삼정회계법인도 지난해 채용인원 343명 이상을 목표로 우수인재의 경우 인원 제한 없이 모두 채용하기로 했다.

회계업계가 대대적 채용에 나서는 데는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회계사 수요가 향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시행되는 표준감사시간제로 감사시간이 대폭 증가할 뿐 아니라 외부감사 기준 완화, 유한회사 외부감사 의무화 등으로 회계업계 일거리가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다음달 시행되는 52시간 근로단축법으로 회계법인의 인력 운용의 폭이 좁아지고 있는 점도 작용됐다. 회계감사 업무의 특성상 특정 시기에 업무가 집중돼 있었는데 법을 지키며 인력을 운용하려면 회계인력 충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최근 5년간 회계사 합격자 인원은 900~950명 선인데 올해 4대 회계법인이 목표로 하고 있는 회계사 채용 인원은 1200~1300명으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에도 회계사합격자 수는 915명이었는데 기합격자를 포함 1000명이 넘는 대부분의 합격생을 4대 회계법인에서만 충원했다.

170여개의 로컬회계법인 채용까지 고려하면 회계법인들은 수습회계사를 구할 수 없어 목표한 채용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회계법인의 수습회계사 채용 시 합격생 유치를 위한 쟁탈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회계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최소합격자 850명으로 규정돼 있는 회계사 합격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형회계법인의 한 파트너는 “전반적으로 인력 수급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며 “회계사 합격자 수 증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파트너도 “회계사 합격자 수 증가를 검토할 필요가 있지만 합격자 수가 증가하면 회계사 합격생의 실력이 떨어질 수 있어 함께 고려되야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회계사들 사이에선 표준감사시간 시행 등 외부감사 환경 급변에 따라 회계사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진다는 점은 인식을 같이 하지만 문제 해결 방안을 회계사 합격자 수 증원에서 찾는 시각에 대해 부정적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회계사 합격자 수가 늘면 회계사 자격증에 대한 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높기 때문이다. 파트너들 일각에선 회계사 합격자수를 늘릴 경우 전반적으로 회계사 합격생 수준이 떨어질 염려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피고용인 입장인 일선 회계사들은 업계 환경 개선 없는 회계사 수 증가는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신 회계법인 내 인력구조 모순과 감사업무 환경을 개선해서 공공기관, 기업체 등으로 나가 있는 휴업회계사들의 복귀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게 순서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휴업회계사는 7231명으로 전체 공인회계사 수 2만60명 중 36%에 달한다. 감사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이들 휴업회계사들이 회계법인에 복귀한다면 회계사 인력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

이총희 청년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장기적으론 자본시장 정상화라는 전제아래 인원 증가를 고려할 수는 있겠지만 현 시점에선 합격자 수 증가가 문제해결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업계 환경개선과 빅펌내 인력구조를 재배치해서 휴업회계사와 감사기피 회계사의 복귀 방안을 고민하는게 먼저”라고 주장했다.

그는 “회계법인내 모순이 개선되면 휴업회계사들도 돌아올 것”이라며 “수습회계사를 저렴하게 고용해 적당히 감사업무에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파트너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모두가 일하는 구조로 변해야 한다. 파트너들이 영업한다는 이유로 가져갔던 몫을 줄이고 일하는 회계사들에게 분배하는 등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회계사회도 일단 합격자 수 인원 증가 보다는 다른 제3의 대안 찾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선발인원 증가보단 비전업 회계사 또는 가정에 있는 여성회계사들을 파트타임으로 활용하는 부분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표준감사시간제에서도 비상장 중소기업(그룹5)에 대해선 표준시간 적용을 유예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며 “해당 기업이 전체 외감 대상의 1/3인 1만개 가량인데 이 부분의 적용을 유예하고 그 기간에도 합격자 수는 800~900명씩 계속 충원될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공인회계사법을 개정해 비회계사를 감사보조자로 활용해 인력 수급 문제를 해소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회계 전문가는 “공인회계사법을 개정해 회계사가 아닌 사람도 감사보조자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 업무에 투입되는 회계사의 시간을 줄여 분석 계획 평가하는데 역량을 투입한다면 감사품질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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