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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의 길로 이끈 복기의 힘…"매일 어제 봤던 내용 떠올렸어요"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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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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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면서

제52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입사한 장군희입니다.

합격수기는 효율적인 공부방법을 참고하기 위해서 읽습니다. 저 또한 같은 목적으로 공부가 안 되는 날에 합격수기를 찾아 읽어보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1차 시험에 떨어졌던 날 새벽에 '완벽한 출발, 여유 있는 도착은 없다'라는 제목의 합격수기를 읽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글이 수년간의 수험생활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됐습니다. 저는 합격수기를 읽는 것이 공부방법 뿐만 아니라 슬럼프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그 경험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이렇게 수기를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제 글은 공부방법론 보다는 수험생활을 하면서 잘했다고 생각한 점, 후회했던 점 그리고 공부하면서 느꼈던 팁(tip)을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고자 합니다. 과목별 공부방법 및 시기별 공부량은 다른 합격수기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잘했던 점

1. 절대 시험을 포기하지 못할 이유 만들기

저는 공부를 시작하기 전 사기업에서 인턴 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때 사회에서 나만의 무기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정규직 전환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사하지 않았고, 고민 끝에 회계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때 공부를 시작했던 이유를 충분히 생각했기 때문에, 힘든 수험생활 동안 단 한 번도 공부를 그만두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만약 인턴 경험과 공부를 시작한 이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없었다면, 힘든 고비 때마다 공부를 그만둘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왜 이 공부를 하는지 그리고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이유를 한 가지 정도 만들어놓고 수험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2. 남들이 추천해주는 강사를 무조건 듣기보다는 나에게 잘 맞는 강사를 찾았던 것

고등학교 시절에 자기가 어떤 선생님과 맞는지 깨우친 분들은 이런 고민을 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분들은 강사선택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주변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할 때 분명 "누구 강의를 수강하냐 보다는, 본인이 열심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이실 텐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저는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책이 좋은' 강사님의 수업을 듣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약했던 챕터(chapter)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선생님의 강의를 자투리로 들으면서 책보다는 강의력이 좋은 선생님의 강의가 저에게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강사를 바꾸었고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강의를 선택해 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3. 꾸준히 아침운동 & 햇볕 자주 쬐기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능을 한 달 남긴 시점에 체력이 바닥나 정작 수능 날에는 너무 힘든 나머지 엎드려 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공인회계사 공부를 할 때는 매일 아침마다 20분 정도씩 공복상태에서 뛰었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체력도 유지되고, 아침시간 집중력을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생체리듬에 맞는 시간을 잘 선택하여 짧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체력유지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저는 항상 점심을 먹고 15분씩 일광욕을 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 아니면 도서관 근처를 돌면서 스트레칭과 음악도 들으면서 머리를 비우는 시간을 잠시나마 가졌습니다. 2차시험을 마친 후 우연히 일광욕이 우울증 극복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분명 힘들고 우울한 날이 오는 날이 있는데, 전 햇볕을 꾸준히 쬐던 습관 덕분인지 장기적으로 슬럼프에 빠졌던 적은 없었습니다.

□ 후회됐던 점

1. 첫 시작을 혼자 했던 것

저는 공부를 집 앞 독서실에서 시작했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경쟁자가 없다 보니 긴장감 없이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또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진도별 모의고사가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진도를 나가는데 급급했습니다.

처음 공부시작은 반드시 이 공부를 하는 사람이 많은 곳인 학원이나 고시반, 학교도서관 등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야 정보도 얻을 수 있고 남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 수 있으며, 자극 또한 받을 수 있습니다.

2. 나에게 맞는 공부장소를 알지 못했던 것

위에서 첫 시작을 독서실에서 시작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이 맞는 체질이었습니다. 이것을 상당히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는데 공부 환경을 바꾸는데 두려움이 있어 그랬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고 첫 한 달 정도는 일주일씩 독서실이나 학원 자습실, 학교 도서관 등을 번갈아 가며 공부해본 후 가장 집중이 잘 되는 곳을 찾는 것이 장기 레이스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약점 위주로 공부하지 못했던 것

CPA 과목들의 특성은 휘발성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입니다. 보고 뒤돌아서면 잊어먹고 다시 봐도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에 나중에는 까먹는 것에 대해 두려움까지 생겼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있는 챕터도 계속해서 많이 읽고 문제 풀기를 반복 했습니다. 하지만 공부해야 할 범위가 워낙 넓고 양도 방대하기 때문에, 모든 범위를 계속 보다가는 제풀에 지치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시간을 할애해 목차를 떠올리며 자신 있는 챕터와 자신 없는 챕터를 구분했고, 자신 없는 챕터는 매일 아침 우선순위로 공부를 하고, 자신 있는 챕터는 주말에 가볍게 봐주는 식으로 공부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그 결과 어떤 챕터에서 문제가 나와도 반드시 맞춰야 하는 문제는 풀 수 있는 실력으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망각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을 믿고 약점에 집중하는 공부를 하시기를 추천합니다.

4. 자신감 없이 공부 했던 것

노력한 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고, 내 능력에 의심이 드는 순간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집중력 = 자신감 + 간절함'이라는 말이 있듯이, 내 능력에 대한 의심은 집중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주었고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정신적으로 더 힘들게 했습니다.

묵묵히 공부만 해도 모자른 시간에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합격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지고 실제 시험장에서도 처음 보는 유형의 문제에 당황하여 시간 관리에 실패하고 아는 문제도 실수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항상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태도로 공부가 완벽히 되지 않았더라도 아는 데까지는 반드시 쓰고 나오겠다는 마음을 갖고 시험장에 들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공부를 위한 팁(tip)

1. 모의고사 자주보기

아직 공부가 완벽히 되지 않았다는 핑계로 모의고사를 보지 않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저 역시 시험이 임박해서 보는 전국모의고사만 응시했을 뿐, 평소에는 전혀 모의고사를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016년 동차 때 고시반에 입실하게 되었는데, 교수님의 지도에 따라 매달 모의고사를 보았습니다. 처음엔 틀리는 것이 더 많아 자괴감도 들고, 리뷰 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려 시간낭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모의고사는 내가 약한 챕터가 어딘지 명확히 알려주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개념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시험지에 써 내려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시험장에서 당황하지 않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 매일 과목별 공부시작 시 어제 봤던 내용을 떠올리는 시간 갖기

공부량이 많기 때문에 매일 계획된 진도를 따라가기에도 벅찹니다. 하지만 저는 1년 내내 하는 장기 레이스라는 생각으로 오늘 계획한 양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어제 했던 공부를 30분 정도 복기하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했습니다. 또 매주 일요일에는 지난 일주일간 공부했던 목차를 보면서 단원별 핵심 포인트를 떠올리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과정에서 어떤 챕터가 약한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3. 문제를 읽는 습관

개인적으로는 2차 시험을 합격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습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수능 공부를 할 때도 언어영역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것이 2차시험 공부를 할 때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CPA 2차시험은 자료가 방대하고 곳곳에 힌트가 뿌려져 있기 때문에, 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답안 윤곽이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문제를 잘 읽는 습관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가볍게 한 번 읽으면서 어떤 자료가 제시 되는지 파악하고, 그 다음에 꼼꼼히 읽으려 했습니다.

세법 같은 경우를 예로 들면, 총 급여를 구하는 물음을 푼다면 급여 자료뿐만 아니라, 교육비 세액공제 자료에 총급여와 관련된 항목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한 재무회계는 물음마다 주어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스의 경우 리스 이용자인지 제공자인지, 금융상품의 경우에는 금융상품 발행자(금융부채)인지 금융상품 보유자(금융자산) 인지 문제를 풀다 보면 물음마다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항상 신경 써서 문제를 읽고자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나름의 방법대로 문제를 정확하게 읽는 습관을 고민해보고 평소에 연습해보는 것이 수험기간을 줄이고 고득점을 받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글을 마치며

'Some day never comes'. 막연히 열심히 하면 합격하겠지 라는 생각보다는 반드시 이번에 붙겠다라는 목표의식과 간절함을 갖고 공부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긴 수험생활을 마치고 법인에 입사하여 동기들과 그 날을 추억하는 지금이 아직도 꿈만 같습니다.
수험기간 동안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주셨던 부모님과 여동생 현희, 그리고 합격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던 친구들과 선후배님들에게도 이 글을 통하여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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