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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대신증권 오너家, 비상경영체제에 '고액 연봉' 잔치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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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5-12-09

NH·대우증권 CEO의 2~3배…직원들 월급은 낮은 편

대신증권 이어룡 회장, 아들인 양홍석 사장 등 오너들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2013년 이후에도 고액연봉과 함께 성과급 잔치를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4월부터 지난 3분기까지 대신증권 오너인 이어룡 회장 및 그의 아들인 양홍석 사장은 각각 20~50억원대의 보수 및 성과급을 챙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2013년 4월부터 12월까지의 회계년도에 1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부채비율이 급증하며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 비상경영체제 이후 이어룡 회장 수십억원대 보수 책정


대신증권은 이에 따라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직원들의 월급 및 성과급을 삭감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오너 일가는 대우증권 등 메이저 증권사의 CEO보다 높은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룡 회장을 비롯한 대신증권 등기이사는 2013년 3월 이후 9개월 동안 11억7600만원을 보수 및 성과급으로 받아갔다. 이 회장은 2014년에는 전년 대비 두 배에 가까운 20억1000만원을, 양홍석 사장은 9억7900만원을, 나재철 대표이사는 5억6200만원을 1년 동안 지급받았다.

이어룡 회장은 올들어 3분기까지 모두 19억2900만원 상당의 보수를 받아갔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장은 올 1분기에만 급여 3억3800만원, 일회성 상여금 1억8100만원, 성과급 주식이연분 3억8100만원을 합해 9억100만원을 받았고, 2분기에는 3억3900만원, 3분기에는 6억8900만원을 받았다.

성과급 주식이연분은 기업이 성과급을 '한도를 정해' 주식으로 지급한 후 나머지를 다음 결산기에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양홍석 사장은 올해 3분기까지 총 8억9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 사장의 보수에는 급여 6억3500만원과 상여금 1억73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00만원이 포함됐다.

이는 대신증권보다 자기자본이 약 3배 이상 큰 NH투자증권, 대우증권의 대표이사의 보수와 비교해도 큰 금액이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3분기까지 5억원 미만의 보수를 받아 의무공시 대상이 되지 않았고,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은 같은 기간 총 5억8200만원을 받았다.

이어룡 회장은 증권업계 상위권 업체 CEO보다 3배 가까이 높은 보수를 받았고 양홍석 사장은 2배 가까이 높은 보수를 받은 셈이다.

대신증권 측은 "급여 및 성과급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대신증권 경영발전보상위원회 결의에 따라 손익달성도, 생산성, 자기자본 이익률 및 경영활동 평가를 통해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지부 측은 "많은 직원들과 주주들이 이어룡 회장이 대신증권을 위해서 손익달성, 생산성 향상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의문을 제기했었지만 이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룡 회장의 보수는 1분기 9억원대였으나 2분기에는 1분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가 3분기에는 다시 6억원대로 뛰는 등 굴곡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이 회장이 하반기에 상반기 수준의 보수를 받을 경우 올해 받게되는 보수는 24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직원 월급은 경쟁사보다 133~177만원 적어

이처럼 오너 일가가 고액 연봉을 받는 동안 대신증권 직원들은 타증권사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대신증권의 정규직은 1384명, 계약직 205명, 기타 88명 총 1677명이며 이들 직원이 9개월 동안 받은 보수는 평균 6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사업부문에서 근무연수가 비슷하더라도 성별에 따라 1인 평균 급여액은 절반 이상 차이가 났다. 본사영업, 운영, 리서치 부분 남성 직원의 평균 월급은 867만원이었지만, 여성 직원은 절반 이하인 400만원에 그쳤다. 영업점 직원도 남성은 월 878만원, 여성은 544만원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감사, 회계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본사관리직은 다른 직군에 비해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관리직 남성 직원의 1인당 월 급여액은 578만원이었지만, 여성직원은 333만원이었다.

이는 2014년 자기자본 총계 기준 8위인 대신증권과 비슷한 신한금융투자(7위), 하나대투증권(9위)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올 3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대신증권은 경쟁사인 평균 근속년수 10년 8개월 기준 1인당 한달 급여액이 667만원이었지만, 신한금융투자는 평균 근속년수 10년 3개월 기준 844만원이었고, 하나대투증권은 평균 근속년수 10년 1개월 기준 800만원이었다.

대신증권 직원의 월 급여가 경쟁사보다 133~177만원 낮은 셈이다. 이처럼 급여수준이 낮은 것은 대신증권이 채용절차를 5을(업무직원용)과 5갑(신입공채) 두 가지로 나눠 진행하는데 5을로 대거 채용된 여성 직원들은 승진이 어려워 연봉 인상이 더디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희망퇴직을 대거 실시했고, 영업점을 55개로 줄였다"며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과 남성 직원보다 승진이 어려운 구조 때문에 여성 직원들은 박봉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2013년부터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도 대폭 줄어들었다. 대신증권은 보통주 기준, 소액주주 60.86%, 대신증권 자사주 20.03%, 우리사주조합이 4.93% 등이 주식 보유 비중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양홍석 사장(6.65%), 이어룡 회장(1.56%), 양정연(1.03%)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주식은 10.20%이다.

대신증권 현금배당성향은 2013년 3월 결산일까지 1197.41%였지만, 2014년에는 44.48%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대신증권의 배당성향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2012년 당기순이익이 전기 대비 96.4% 감소했지만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보통주 500원, 우선주 5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었다"며 "하지만 자기자본 증대의 필요성 때문에 2013년부터 배당성향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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