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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회계법인 단결해 존재감 보인게 최대 성과”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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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7-09-06
송재현 중소회계법인협의회 명예회장

◆…송재현 중소회계법인협의회 명예회장이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년간 회장직 수행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송재현 중소회계법인협의회 명예회장
“타 감사인이 회계감사 보조자로 일 할 수 있는 길 터야”
“대형 법인과 중소 법인 윈-윈 할 수 있는 정책·제도 절실

“중소법인 회계사가 회계업무 모두 소화하는 진정한 회계사”

송재현 중소회계법인협의회 회장이 지난달 31일 4년 반 가량 맡아온 회장직을 내려놓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송 명예회장은 2013년 4월 중소회계법인의 권익 증진을 위해 협의회를 창설한 후 중소회계법인의 탄탄한 결속력을 과시하며 한국공인회계사회 내 발언권을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회계사회 이사도 2명이나 배출했다.

특히 지난 7월 열린 평의회 이사 선임 때는 중소회계법인 소속 이사가 제일 많은 득표로 당선된 반면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는 낙선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그동안 빅4 회계법인 중심으로 끌고 가던 한국공인회계사회의 판도가 바뀐 것이다.

송재현 명예회장을 황춘섭 조세일보 사장이 만나 중소회계법인의 발전 방향, 회계바로세우기 방안 등에 대한 견해를 들어 봤다.

송재현 중소회계법인협의회 명예회장

◆…송재현 중소회계법인협의회 명예회장


대담 :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
정리 : 태기원 기자, 사진 : 김용진 기자

Q. 중소회계법인협의회 창립을 주도했고 4년 반 가량의 짧지 않은 회장직무를 마치고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겨줬는데 재임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를 꼽는다면? 

A. 한국공인회계사회 내 중소회계법인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한국공인회계사회는 빅4 회계법인 위주로 운영해왔고 그로 인해 중소회계법인들은 배려가 부족한 것을 감내해야만 했다.

하지만 중소회계법인협의회가 발족된 이후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중소회계법인의 목소리를 의식하게 됐다. 중요 사안을 다룰 때 중소회계법인의 의사를 먼저 물어볼 정도로 위상이 변했다. 

중소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2명을 협회의 이사회 이사로 진출시킨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각종 위원회를 구성하고 과제를 설정할 때 중소회계법인협의회 몫이 할당됐다.

예를 들어 지정제개선위원회를 구성할 때 중소회계법인 소속 위원을 전체의원 중 30~40%를 할당한다든지, 세계회계사대회 운영과 관련한 미팅을 할 때 중소회계법인협의회도 위원으로 참여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현재 1만1600여명의 전업회계사 중 중소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3500~4000명 정도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첨예한 문제를 논의할 때 회원 수에 비례해서 위원수를 배정해주고 있는 것 또한 성과다.

과거에는 중소회계법인 대표들끼리도 얼굴을 모를 정도였다. 중소회계법인들은 소규모 법인들로 흩어져 있기 때문에 결속력을 다지기 힘들었으나 이제는 중소회계법인협의회라는 구심점이 생겼다.

협의회의 결속력을 보여준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7월 공인회계사회 평의회에서 중소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를 최다 득표로 이사로 당선시킨 것이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업계 1위인 삼일회계법인 소속 회계사가 선거에서 중소회계법인에 밀리는 모습을 보고 삼일도 놀랐을 것이다.

앞으로는 공인회계사회의 정책 결정 방식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빅4 회계법인들이 주도적으로 협회를 운영해 왔으나 서서히 바뀔 것이라고 본다.

Q. 회계바로세우기가 회계 업계의 화두가 될 정도로 사업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중소회계법인의 당면 과제는 무엇이며 해법은?

A. 회계감사 업무에 있어서 중소회계법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일할 사람은 많은데 일감이 적은 편이다. 반면 대형회계법인은 일 할 사람들은 적은데 일감이 많다.

중소회계법인의 일거리가 줄어들면 저가수임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공인회계사회에 '타 감사인이 회계감사업무에 보조자로 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건의를 했다.

일시적으로 일감이 넘치는 회계법인이 다른 회계법인의 회계사를 보조자로 쓸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 경우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중소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이 대부분 빅4 회계법인 출신이어서 대형회계법인과 얼마든지 협업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심리전담직원을 둘 여력이 없는 중소회계법인이 연합해 공동으로 심리실을 운영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회계감사 품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공인회계사 시험에서 900여명이 합격했는데 빅4 회계법인에서만 1천여명을 채용한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중소회계법인은 회계사 시보를 뽑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타 감사인을 쓸 수 있게 하면 빅4 회계법인이 이렇게 많은 회계사를 채용하지 않아도 되고 중소회계법인은 인력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법이 바뀌어야한다. 금감원은 과거 감사책임의 귀속 불확실성 때문에 난색을 표시했다. 그러나 보조자로 참여한 회계법인도 공동으로 책임지게 하면 된다. 제도만 잘 정비하면 적용 가능한 방법이다.

Q. 회계업계는 이른바 빅4 회계법인과 중견회계법인, 중소회계법인, 감사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중소회계법인이 우리 사회에서 담당하는 역할은?

A. 나는 중소회계법인 관계자들에게 “공인회계사로서 해야 할 일을 온전하게 수행하는 회계사는 중소회계법인의 회계사다”라고 말하곤 한다. 

중소회계법인 회계사들은 대형회계법인과 달리 대기업에서 개인에 이르기까지 회계감사뿐 아니라 세무·경영컨설팅·M&A 등 회계 분야의 모든 업무들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중소회계법인은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회계사가 할 수 있는 모든 업무들을 수행하는 그러한 그룹이다.

그러한 점에서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중소회계법인들이 어떻게 일하고, 그들의 고충이 무엇인지를 모니터링을 할 것을 주문했다.

중소회계법인들이 회계사 본연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제도·행정·정책적인 배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계감사 업무가 회계사가 하는 일의 100%인 듯 생각하고 다루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은 세무와 경영컨설팅 비중이 더 많다. 중소회계법인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려가 많아야 한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도 그런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Q. 회계를 바로세우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A. 기본적으로 회계 바로세우기는 어느 한 사람이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회계사가 바로 세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정부 당국이 관리 감독을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은 모든 회계 종사자들이 같이 만들어 나가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정부가 정책을 수립할 때 회계사들이 직업윤리를 가지고 일한다고 전제해야하는데 부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감사품질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법규나 제도에 위반되는 것이 없는지만 신경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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