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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코로나19가 바꾼 주주총회 풍경
  • 작성자 삼덕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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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0-03-18

삼성전자, 사상최초 외부 개최…마스크·지정좌석 등 방역 강화 SK텔레콤, 온라인 주주총회 실시…전자투표 독려기업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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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위해 좌석 거리두기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주주총회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좌석이 두자리씩 띄운 채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기업 주주총회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다수 기업들은 사람간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현장 참석보다는 전자투표를 독려하고 나섰고 일부 기업은 온라인 주주총회를 병행하기로 했다.

전자투표를 실시하지 않거나 부득이 현장 주주총회에 참석할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현장에는 손소독제, 열화상 카메라 등을 배치해 증상이 있는 주주의 출입을 제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사전 방역은 물론 사후 방역도 실시해 코로나19 예방에 심여를 기울이는 기업도 늘고 있다.

18일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9시 개최된 주주총회 장소를 사상 처음으로 외부에 마련했다.

지난해까지 주총은 보통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렸지만 코로나19 감염 방지에 대응하고 지난 2018년 액면분할 이후 소액주주가 대폭 늘어난 점을 감안해 장소가 2배 넓은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었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은 지난해 서초사옥에서 1000여명의 주주가 8시부터 입장을 위해 1시간 이상 대기했던 것과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다.

삼성전자는 주총 현장에 참석하는 주주들의 방역을 강화했다.

주총장에 들어가기 위해선 이중, 삼중의 안전 조치를 거쳐야 했다.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체온계를 비치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발열, 기침 증세가 있는 사람의 출입을 제한했다. 지정좌석제도를 운영, 참석 주주간 자리를 넓은 간격으로 배치해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했다.

이번 주와 다음주에 주주총회를 여는 다른 기업들도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최대한 사람간 접촉을 차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수 기업들은 전자투표제를 적극 독려하고 일부 기업들은 온라인으로 주주총회를 생중계하는 방침도 정했다.

SK텔레콤은 오는 26일 서울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리는 정기 주총을 실시간 동영상으로 온라인 중계한다.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현장에서 온라인으로 받은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 주주는 오는 24일까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PC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온라인 주총에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 주주총회에서는 현장만 볼 수 있어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전자투표를 통해 사전 투표를 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포스코는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참여가 더 활성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주주들이 더 많이 전자투표에 참여토록 공지하고 있다. 

오는 20일 현장 참석 주주를 위해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른 마스크 착용, 체온측정, 손세정제 비치 등 외에도 주총당일 주주 좌석간 2m 이상 배치, 외부 인력 출입금지를 통해 안전 확보에 힘쓰고 있다.

포스코는 주주들에게 사전공지, 안내장 등을 통해 전자투표 이용을 기안내했다. 현장에 참석하는 주주들의 안전을 위해 카메라, 체온 측정, 마스크 손소독제 비치, 최대한 넓은 간격으로 주주 자리 배치 등 예방책도 준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상장 계열사 전체에 대해 전자투표제도 도입을 완료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럽게 도입한 것이 아닌 소액주주들의 주주권을 보장하고 주주총회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19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대비해 코로나 관련 외주업체가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 주총 당일에도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비치, 열화상 카메라와 디지털 온도계로 체온 측정 등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주주총회 장소에서도 자리 배치를 통해 피해가 없도록 대비할 계획이다. 주총 전일에도 소독을 통해 안전에 신경 쓸 예정이다. 주총 종료 후 방역을 통해 관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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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모든 기업이 전자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 전자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S-OIL, 네이버 등의 기업들은 주총 당일 현장의 방역을 더 철저히 관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S-OIL의 경우 전자투표를 실시하지 않지만 오는 26일 열리는 주총에 참석하는 주주들의 안전을 위해 외주업체가 사옥 방역을 실시 중이다. 주주총회 전날에도 추가로 소독하고 주총 종료 후에도 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감염 의심자 발생 등을 대비해 당일 주변 건물 2곳에 예비 주주총회 장소도 마련했다.

S-OIL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의심자 발생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변 건물 2곳에 예비 주주총회 장소를 마련했다”며 “주주총회가 문제없이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 현장 입장 시 발열 여부를 살필 계획이다. 발열 등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면 네이버 그린팩토리 내 별도의 회의장으로 안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주주확인 절차 전 비치된 소독제로 소독을 진행한다. 주주총회 행사 종료 전까지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했다. 

금융지주, 증권, 보험 등 금융권에서도 대체로 전자투표를 시행하지 않지만 현장에 손소독제, 마스크 등을 배치하고 체온을 측정하는 등 현장 당일 방역을 철저히 하기로 했다.

KB금융지주는 전자투표를 시행하지 않지만 감염 예방을 위해 '서면투표'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모든 주주들에게 서면투표와 주주총회 관련 내용을 우편물로 통지해 서면투표용지를 주총 전날인 19일까지 받는다.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해 예년과 달리 별도의 기자석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정했다.

대신증권은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던 주총 장소를 긴급 변경했다. 당초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시 중구 서울청소년수련관의 대관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주총 10여일을 남기고 취소됐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종로구 파고다 종로타워로 주총 장소를 바꿔야했다. 주총 개최 시간도 이동 시간을 고려, 당초 예정보다 10분 늦춰진 오전 9시 10분으로 변경했다. 대신증권은 당일 현장에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주주들을 위해 현장에 마스크를 준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오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간 자리를 최대한 넓은 간격에 배치하고 두번에 걸쳐 체온을 측정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주주총회 당일에 1층과 주총장 입구에서 2번의 체온 측정을 실시하는 등 참석 주주의 안전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이라며 “주주간 자리 배치도 최대한 넓은 간격으로 하며 주총 종료 후 추가 소독 등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대비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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